배명식목사 (원동교회)
성경속의 최초의 노래는 히브리사람들이 바로의 군대로 부터 구원을 얻은후에 불렀던 노래일 것이다.출애굽기 15장에 그 찬송이 나와 있다.수백만에 달하는 거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무리가 홍해 저편에 모여서 서로 돌아가면서 노래를 하는 광경을 생각해 보라. 그것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나의 노래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어머니가 마루에 놓인 풍금을 연주하는 모습에서였다. 우리집에 언제부터 그 낡은 풍금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형들도 가끔 그 풍금을 만지며 노래를 부르곤 했다. 어린시절에 최초로 어머니와 함께 부른 노래는 <켄터키 옛집>,<아 목동아>같은 미국민요였다. 형들은 미국의 팝송을 주로 불렀는데, 내가 4살때의 일이다.원초적인 기억을 더듬어 최초로 생각나는 노래는 <체인징 파트너>였다.영어로 부른 일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그대와 춤을 추고...'하는 형들의 허밍소리가 귓가에 남았다.그후 형들은 다양하게 노래를 불렀다.주로 나와 함께 놀아준 형은, 첫째, 둘째형은 사범학교를 다니다가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아 집을 떠나있는 시간이 많았기에 세째형부터 네째,다섯째형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의 범위는 가곡<가고파>에서 부터.가수 안다성이 부르는<사랑이메아리칠때>였다.1950년대의 나의 유년의 시기는 초등학교에서 배운 노래 가운데 동요 <과꽃>과,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엄마야누나야>였다.그리고 교회 성가대에서 합창으로 부른 찬송가<죄짐맡은 우리 구주>였다.찬송가를 부르면 자꾸 눈물이 나왔다.그러다가 어느날, 한국가곡집을 첫째형이 사왔는지 집에서 전축위에 처음으로 혼자 올려 놓고 들으면서 <수선화>를 들으면서 엉엉 울어 버린적이 있다.집안 식구들이 들어서면서 울고있는 나를 쳐다보다가 영문을 모르고 있었지만, 나는 가사와 곡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그 슬픔의 감정에 사로잡혀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후일에 그 한국가곡전집을 내가 사두고 안일이지만 , 그 노래는 소프라노 국영순의 노래였다.혼으로 부르는 노래가 나를 덮어버린 것이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나는 바이올린을 켜는 김농학이라는 친구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클래식 음악에 눈을 떳다.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유난히 좋아했던것 같다.그는 지금 목포대 교수로 있다. 나는 그가 가끔 연주회가 있다고 연락하지만 목회자가 된 이후로는 시공간의 여유나 조화를 내지 못했다. 그때 나는 주로 성악가의 곡을 즐겨 따라 불렀다. 그 이유는 음악선생님 한분이 나를 음악실에서 놔주지 않고 붙들고 연습을 시켰다.주로 이태리 가곡을 원가사와 함께 배워 나갔다.<오 내사랑>,<돌아오라 소렌토로>등을 즐겨 불렀고, 교내음악회에 나갔다.교회에서는 늘 성가대에 앉았고,<거룩한성>과 토스티의 <기도>가 나의 애창곡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유행가도 무척 좋아했다. 그 시절 남진과 나훈아가 최고 가수왕이 되었을때, 나는 남진편이었다.그의 첫 히트곡 <가슴아프게>를 레코드판을 사서 배우다가 그 판에 수록된 <명동나그네>를 좋아했다. 히트곡도 아닌 그 곡을 왜 좋아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가사를 다 웨우고 가끔 생각나서 불러 본다.악보를 찾을수 없어 기억속에 남는 노래이다.지금도 어머니가 생각날때는 남진의 <어머님>을 떠오려 본다.그 가사와는 영 다른길로 살아온 나를 생각하고 울기도 한다. 그 무렵, 잊을수 없는 일 하나는 친구와 함께 마리오란자의 <황태자의 사랑>이란 영화를 보고 흠뻑 빠져가지고 곧바로 주머니를 털어 레코드가게에 가서 마리오란자의 이태리가곡집을 사가지고 와서 매일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그 시절은 라디오가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의 단추였다. 나는 귀에 꽂는 레시바만 있는 라디오를 사서 동산에 올라 나무에 선을 꽂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열심히 들었다.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소풍가서 불렀던 나의 노래는 윤용하작곡의 <보리밭>이었다. 처음엔 교내 합창단에서<그리운 금강산>과 함께 합창으로 배웠는데, 나의 18번 노래가 되었다.학우들은 나만보면<보리밥.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늘 도시락에 보리밥을 싸온 이유에서였을것이다.그 시절에 나에게 가곡과 가요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의식의 변화가 있었다.그것은 가수 조영남이 부르는 <딜라일러>를 처음 듣고나서 부터였다. 어느날 밤에 귀에 곶고 자기전에 듣던 라디오에서 그가 부른 탐존스의 번안곡을 듣다가 아, 성악을 하던 사람도 유행가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노래의 영역은 그 경계가 없음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다윗은 시편속에 수직적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수없이 노래했지만,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애도하는 애가를 지었다.솔로몬의 아가서 역시 수평적인 사람과의 애정을 드러내 주는 노래이다.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분으로서 인간이 지닌 본래의 감성을 정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들어 가면서 나는 주일에는 찬송가 부르고 평일에는 가곡과 유행가를 좋아했다.특히 내가 살던 광주광역시 두암동은 동산이 있었고, 동산에 오르면 확 트인 포도밭이 보이는 밤실이라는 동네가 보였고, 무등산으로가는 잣고개가 눈에 들어왔다.그 동산에서 가곡과 유행가의 경계를 넘어 부르는 연습장이 되었다.가곡은 <산길>,<별>등을 많이 불렀다.유행가는 가수 박건이 부른 <사랑은 계절따라>와 박상규의 <조약돌>이라는 노래를 즐겨 불렀다.그리고 교회에서 독창을 하면 <내영혼이 은총입어>,<저 장미꽃 위에 이슬>과 지금은 찬송가에 수록되지 않은 <황혼의 저녁별>을 즐겨 불렀는데,그것은 테니슨의 시였다.나는 시문학에 심취하고 내영혼이 거듭나는 체험을 하면서 번역된 찬송가가사가 얼마나 신앙의 깊이가 있는지를 뻐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사업단체인 [컴페션]에서 성경교사로 지내다가 군대에 입대를 했다.처음엔 경기도 연천에서 철원으로 가는 길에 대광리가 있었고, 그곳에서 다시 산으로 깊이 들어가서 최전방 포병부대에서 군대생활을 시작했다.빙둘린 산속에서 500평정도의 하늘만 보인 곳에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틈틈이 불렀다. 하나님이 내 찬양을 들으셨는지, 나는 부대에서 노래를 잘 부른다는 이유로 육군합창단에 뽑혀 육군본부 본부사령실로 배치되어 군대생활을 바꾸었다.찬양은 기적을 불렀다.육군본부에서 지낸 군생활은 매일 악보 한장을 받고 오전에 연습하다가, 오후에는 여군들과 군악대와 함께 모여 군가와 외국민요와 가곡을 배우고 부르다가, 국군의 날 행사와 함께 전국 주요도시를 돌며 군가보급에 나섰다. 모든 이동은 특수열차를 타고 움직였는데, 뜻있는 믿는 군인들이 모여 방문하는 도시의 교회들과 연락하여 특송할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육군합창단시절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 있다. 육군병원에 위로차 갔다가 어느 병실에서 환자 한사람이, 우리가 불러준 성가에 화답하면서 부르는 복음성가 <우물가의 여인처럼>,<두려워말라 어린양이여>가 사람의 목소리가 내 영혼 깊숙히 파고들어 평생을 잊어버릴수없는 노래로 남을수 있고,천상을 열어줄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요한계시록 15장에는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는 유리바다 가에 서서, 모세의 노래 어린양의 노래를 부른다. 노래는 천국의 문앞에서 끝나버릴것이 아니다. 예술의 여러형태들은 천국안으로도 옮겨준다.나는 나의 노래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찬양하는데 바쳐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천국에서 부를 미래에 대한 나의 소망의 실재는 현재에도 분명한 의미가 있다.나는 매일 새벽기도회를 인도하며 찬양으로 하루를 연다.이 사실을 인식하며 나는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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